맛객잔

6화. 하남 미사 장어덮밥 맛집 우나기현

맛천마 2024. 5. 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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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이름 그대로 긴 물고기라는 뜻으로 본좌가 살던 시대에서도 기력 회복을 위한 보양식으로 유명한 재료였다. 

「태평광기」(太平廣記)에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보양식으로 묘사돼 있을 정도로 명실상부 최고의 천연 자양강장제이다.


오늘의 객잔은 이 귀한 장어 한 마리가 통으로 올라간 덮밥을 파는 놀라운 곳. 우나기현.


가게 외부부터 실내 양식까지 동영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점주의 복장마저도 동영식인 것이 마치 동영에 방문한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음식의 수준 역시 현지와 비견될 수 있을지 궁금하군.


오늘의 음식은 장어덮밥 한 마리.

밥 위를 부드러운 계란 지단이 감싸고 그 위에 두툼한 통 장어 한 마리가 올라가 있다.

척 봐도 상당한 양이다.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장어덮밥을 네 등분한다. 

이는 동영 현지에서 장어덮밥, 히츠마부시를 먹는 방식으로, 다채롭게 덮밥의 맛을 최대한으로 즐길 수 있다. 

첫 4분의 1은 그냥 먹고, 두 번째는 쪽파와 김, 산초 등을 곁들여 먹고, 세 번째론 같이 나온 다시 육수를 부어 말아먹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4분의 1은 지금껏 먹었던 방법 중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는 것이다.
 
사실 오늘의 객잔 우나기현의 장어덮밥은 히츠마부시가 아닌 우나쥬에 가깝지만 쪽파와 다시 육수가 함께 나온다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맛보라는 점주의 의도일 것이다.


서론이 길었군, 식기 전에 장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본다. 손에 힘을 많이 주지도 않았는데 젓가락으로도 쉬이 잘라진다. 또한 살이 탄탄하여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유지한 채 조각난다.
 
밥, 계란과 함께 한 입 먹어보니 부드러운 계란과 달큰짭짤한 장어가 아주 잘 어울린다.
 
장어의 깊은 풍미는 가득하지만 비린 맛은 일체 느껴지지 않는다. 필시 한 마리 한 마리를 정성스레 구웠기 때문이렷다.
 


객잔에서 추천하는 대로 산초를 곁들여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다. 살짝 옅은 매운맛과 쌉싸름한 향이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
 

 


금세 절반을 먹어 치우고는 그릇에 남은 밥의 다시 반을 덜어 육수를 붓는다.
 


장어가 따뜻한 육수를 머금어 살짝 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후루룩 먹는다.
 
장어의 달콤한 맛과 육수의 진한 감칠맛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간다.
 

하지만 역시 기본이 제일이랬던가. 마지막 4분의 1은 본연의 덮밥을 그대로 즐기고 싶군.

 

한 바퀴를 돌아 다시 한 번 기본 장어덮밥을 맛보니 그 감회가 새롭다. 마치 장어덮밥의 일대기를 읽은 것 같은 기분이다.

 

동영에 방문하지 않고도 현지의 분위기와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

 

천마 공인 일류 맛객잔. 우나기현.

 

 

매장 - 우나기현

위치 -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 155 SKV1센터 근생 102호 우나기현

메뉴 - 장어덮밥 한 마리 (34,000원)

맛천마 평점 - 일류